☆취미☆/뮤지컬 리뷰

[뮤지컬 리뷰]"귀환 (2019)" 리뷰 후기

호기심을 품고사는 중 2020. 6. 5. 21:15

1. 애배극 / 회전문 / 티케팅빡셈

2. 관람 회차 : 10/26, 31, 11/2, 7, 8, 14, 21, 30, ‘20.1/4, 10, 18

3. 최애 조합

이해일 : 차학연 / 김승호(현재) : 이정열 / 오진구 (과거) : 이성열 / 최우주 : 성규

4. 시놉시스

5. 간단 리뷰

왔다.. 나의 작년의 최애 작품이자 나를 처돌이로 만들었던 바로 그 작품.

귀환은 625 전쟁에 참전한 승호가 전사한 전우들의 유해를 찾으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내용이 전개된다. 꼭 다시 찾으러 오겠다고 약속한 그 친구들을 위해 그 오랜 시간을 헤매었던 한 참전용사의 이야기이다.

이 극은 대학로 덕극으로 유명한 박정아 님이 참여했는데, 정말로 뮤덕을 제대로 아시는 분이다. 데미안을 접목한 극이라니. 청춘과 그 청춘의 고뇌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는 데미안을 과거 사인방 (승호, 해일, 진구, 해성)의 이야기와 현재 손자인 현민과 스토리 전개에 사용하고, 해일과 승호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것을 데미안과 싱클레어에 빗대어 풀어간다.

정말이지.. 보면볼수록 오열포인트는 물론이고 하나하나 해석하는 묘미가 있게 만드는 극이다.

극에서 해일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형이다. 서울 경기중에서 온 자신보다 한살 많은 형. 머리도 좋고 집도 잘살고, 멋있는 가죽 가방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공부까지 잘한다. 게다가 알게모르게 까칠한듯, 따스하고 몸을 유약하지만 정신은 강인해 보인다. 온갖 클리셰를 가지고 있는 이 형을 승호는 동경하게 되고, 여기서 이후 전쟁이 터지자 참전하겠다는 해일을 따라 그도 자원하게 된다.

과거 사인방인 승호, 해일, 해성, 진구가 서로 친해지고 관계를 쌓아가는 장면은 정말 귀엽다. 거기에 해일이 캐릭터가 툭툭 던지는 무심한 저격이 너무 웃기다. 애배라서 차학연 배우로만 봤지만 무심한 얼굴로 승호를 쥐락펴락하는 모습이 상당히 재미있다. 사인방 중에 해일이 없었다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다 싶었음. 이 사인방은 모두 참전하게되는데, 여자인 해성이는 남장을 하고 참전하게 된다. 해일이와 해성인 쌍둥이인데 서로에게 지기 싫어서 참전한다는 느낌으로 말하지만, 이후 넘버를 들어 보면 알수 있듯이 해성은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떠난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사인방은 참전을 하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를 깨닳게 되는데, 이 때 기억해둬야 할 부분은 바로 현재의 현민이다. 현민이는 승호의 손자인데, 산등성이를 매일같이 돌아다니며 전우의 유해를 찾는 할아버지가 이해가 안간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지내다보니 학점은 엉망이 되고, 학고를 받게 되자 군입대를 하게 된다. 그가 지원한 곳이 유해발굴단으로 이 이야기에서 관객, 즉 현재 우리의 입장을 대변하여 스토리를 이해시키는 인물로 보면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다. 이 책을 보는 현민과 승호의 모습을 비롯해서 이 극에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요소들이 상당히 많다. 데미안, 자전거, 꿈, 카메라, 인디아나 존스 등 극을 보면 볼수록 얼마나 세밀하게 플롯과 연출이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

 

이 극은 전쟁이 얼마나 비극적인지, 단순한 영화나 게임속의 세상이 아니라 누군가의 현실임을 알려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강인하다고 믿었던 해일의 무너짐을 목격하는 승호와, 자신에게 의지하는 승호를 위해 버텨왔던 해일이 무너지는 모습이 보인다. 사랑하는 친구에게 신으라고 했던 군화가 결국 친구를 죽게 하는 연출이라던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풀지 못한채 남과 북으로 찢어지게 된 관계도 나온다. 그럼에도 그 전쟁 속에서 강인하게 살아남고자 했던 생명력과 서로를 위하는 전우애, 그리고 마지막 희망까지 끝을 놓을 수 없는 극이었다.

사실 군뮤라고 해서 얼마나 국뽕넘치는 극일지 걱정하고 봤는데, 막상 열어 보니 그건 하나의 역사속에 담겨있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존재했었고 이 땅에 태어난 이상 꼭 기억해야 하는 아픔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상당히 길게 풀어냈지만, 나중에 더 길게 데미안과 접목한 해석을 써볼거다. 그만큼 볼수록 매력있고, 생각할 게 많은 극이다.

아마 올해 6월쯤 다시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조근 더 연기될 지도 모르겠다.

6. 재관람 의사 : N

-그것은 내가 이미 회전문으로 돌만큼 돌았기 때문


자, 그럼 극 외에 여담으로 불편했던 일들을 좀 써보려고 한다.

캐스팅을 검색하면 알 수 있겠지만 티케팅이 상당히 빡세다. 서버 다운된게 한 두번이 아니고 플미도 엄청 많다. 제작사에서 플미 잡겠다고 본인 신분증+카톡 본인확인+카드 까지 확인했지만, 잡힌 플미는 없고 잡힌건 일생겨서 양도하려 했던 뮤덕들과 팬들.. 사람마다 각자 일이 생겨서 못 갈 수도 있는데 취소수수료도 다 물게 하고 당일 취소 또한 불가했다. 게다가 본인확인할때 어찌나 기분 나쁘게 하던짘ㅋㅋㅋ 솔직히 개인정보 어디까지 확인하려는건지 화딱지가 나고 불쾌했고 관객으로써 이렇게까지 을 중 을이 될 수 있는 건가 싶었다. 그래서 사실 이제 이 제작사 극은 더이상 보고 싶지 않은게 솔직한 심정.. 관객을 죄인취급하는데 내가 왜 그렇게까지 봐야 하나 싶었기에..

뭐 그래도 나는 호구니까 또 좋아하는 극 올리면 보겠지 뭐..

어쨌든, 위의 일은 내가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느낀 것을 쓴 거기 때문에 사람마다 당시 상황을 어떻게 느꼈을지는 좀 다를 것 같다.

아, 그리고 아무래도 뮤에 익숙한 팬덤이 아니었는지.. 성숙한 관람 매너는 대부분 못지켜졌었다.. 누가 등장하면 갑자기 앓는 소리가 난다던지, 어떤 행동을 하니까 귀엽다고 말한다던지.. 응원봉을 들고 있는다던지.. 밀녹은 기본이고 커튼콜에 몰래 찍고.. 커튼콜만이면 차라리 다행이었지 극 전체를 캠에 찍어간 사람도 있었다고 하니.. 시체 관극에 익숙한 분들은 화딱지가 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어쨌든 극은 매우 좋았고, 배우들도 잘 이끌어 줬다. 앙상블의 넘버가 특히 좋았었고, 덕후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많았던 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