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뮤지컬 리뷰

[뮤지컬 리뷰] "팬레터" 간단 후기

호기심을 품고사는 중 2020. 6. 4. 16:30

1. 애배극 / 왠지 모르게 내가 첫사랑하는 기분

2. 관극회차 : 12/31 마티네

3. 관극 조합 :

김해진: 김종구 / 정세훈 : 백형훈 / 히카루 : 김히어라 / 이윤: 박정표 / 이태준: 임별 / 김수남: 장민수 / 김환태: 안창용

 

 

4. 시놉시스

5. 간단 리뷰

내가 이 극을 처음 본 것은, 나를 뮤지컬로 입문시켜준 언니가 아직 안봤다고? 가자 보여줄게 하고 당시 막공주에 예매를 해주었다. 당시에 감기가 걸려서 약을 먹고 비몽사몽하며 봤던 기억에도, 자리가 없어서 거의 마지막줄에 앉았음에도 알았다. 이 극은 사람 여럿 울리고 회전문을 돌다 못해 회전문을 사람들이 알아서 만들겠구나 싶었던 극.

당시 대극장극을 주로 돌던 나한테 (레베카 버프) 신선한 충격이었던 극이었다. 이 극 이후로 대학로 극에 재미를 붙이면서 돌아올 수 없는 길을..ㅠㅠ.. 하지만 뭐 후회는 없으니까.

극은 일제강점기 당시 사업가인 세훈이 죽은 ‘히카루’의 소설이 발매가 된다는 것을 듣고 감옥에 있는 이윤을 찾아가는 것부터 시작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사업가라면.. 뭐 아마도 친일이겠지만..) 이윤에게 출간 중지를 요청하면서, 그 이유가 이 극의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소설가 지망생인 세훈은 자신이 존경하는 문인인 김해진의 ‘칠인회’에서 심부름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운다. 그러던 중 자신이 해진에게 쓰는 존경과 동경의 편지를 ‘히카루’라는 여성의 이름으로 보내게 되는데, 동경하던 해진이 히카루에 점점 집착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세훈은 동경과 애정 그 사이에 갈등하는 인물이었을 것 같다. 자신의 내면을 ‘히카루’라는 여성으로 포장하여 해진에게 보냈고, 해진이 히카루와 등장하는 씬에서 세훈과 히카루가 거울처럼 움직이는 장면들이 있다. 그래서 세훈을 연기하는 배우가 어떤 노선으로 하느냐에 따라 극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동경일 수도 있고, 사랑일 수도 있다. 이번에 본 백형훈 세훈의 경우에는 동경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히카루와 세훈의 관계도 재미있다. 히카루는 사실 세훈의 내면의 그림자이자, 위안의 존재인데 점점 그 힘이 세지면서 현실로 나오게 된다. 여기서 배우들의 노선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또 재미가 달라진다. 백형훈 배우의 경우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순하고 대형견미 낭낭한 세훈이었다. 그래서 히카루들이 귀여워했다는 후기. 둘의 텐션이 어느 시점에서 시작하느냐가 달라진다. 둘이 쟁쟁하게 구도에 오르는 문태유-김히어라 느낌의 세훈-히카루가 있으니까.

내 오열 포인트인 “내가 죽었을때”로 시작하는 바로 그 넘버. 해진 선생님의 이해와 세훈의 위안이 드러나는 넘버다. 사실 이 극에서 버릴 넘버 하나 없다지만, 이 곡은 내가 유튭에서 열심히 들었던 곡이다. 아마 극을 안봤어도 이 넘버는 뮤덕이라면 왠만해서는 알지 않을까. 해진-세훈 조합도 좋다. 정말로 병약해서 언제라도 사라질 것 같은 해진 선생님은 ^.ㅠ 너무 슬프고 더 애처롭고 아프게 느껴진다. 반면 굳건했다가 약해지는 노선도 좋고, 그 굳건함을 그대로 유지하는 모습도 좋다. 처음봤던 기억과 좀 섞였지만, 유튜브에 다양하게 나와 있는 조합을 보면 그 관계도 재미있다고 느껴진다.

다음에는 더 많은 페어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