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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라흐마니노프, 2020 간단 후기

호기심을 품고사는 중 2020. 6. 4. 16:24

1. 재관극 / 음악이 너무 좋음 / 이 가격에 이 오케스트라라니

2. 관람회차 : 5/23

3. 관극조합:

라흐마니노프 : 정욱진 / 니콜라이 달: 정민

 

4. 시놉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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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간단리뷰

정말 꼭 보라는 말이 나오는 극이었다. 이전에 세종M씨어터에서 했을 때 본적이 있었다. 그 때는 감흥이 없던 극이었는데, 이번에 돌아온 무대는 너무 좋았다. 주제가 라흐마니노프이기 때문인지 무대에 처음부터 끝까지 있는 오케스트라. 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이 작은 소극장 (어쩌면 중극장)을 가득 채운다. 그 와중에 배우들의 목소리가 음악이 되고, 연기가 더해져서 정말 좋은 관극이었다. 솔직히 이 가격에 이런 오케스트라를 한시간 반이나 들었다는게 너무 좋았다.

극을 얘기하자면, 음악은 익숙하지만 사람은 생소한, 라흐마니노프의 이야기다. 라흐마니노프는 어렸을적부터 천재로 인정을 받았는데, 그가 처음으로 만든 교향곡 1번은 엄청난 혹평에 시달린다. 이 것을 계기로 음악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우울증에 빠져버리고, 그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분석학자 니콜라이 달이 찾아온다.

극을 보면서 덕후의 세계는 무섭다고 느낀점은, 바로 니콜라이 달이 프로이트의 제자라는 것. 프로이트와 융을 주제로 한 샤이닝이 갑자기 생각나게 되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니콜라이 달은 라흐마니노프의 형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라흐마니노프를 치료하러 들린다. 이미 여러 치료를 하겠다던 사람들이 지나간 라흐마니노프는, 니콜라이 또한 그런 사람 중 하나라 여기고 방어적으로 대한다.

니콜은 그런 라흐와 친밀감을 쌓기 위해 앞에서 비올라 연주를 하면서 점점 다가간다. 자신의 고용주는 라흐가 아니라 그의 형이기 때문에 나갈 수 없다는 니콜은 같은 공간에 머물면서 점점 라흐마니노프의 과거에 대해서 알아 가게 된다

 

라흐마니노프의 스승은 니콜라이 쯔베레프라는 유명한 음악교수다. 라흐의 재능을 알아본 사촌 형의 소개로 그의 밑에서 음악을 배우게 되는데, 점점 라흐의 음악이 피아노가 아닌 작곡과 오페라 등에 빠지는 것을 보면서 그를 꾸짖게 된다. 라흐마니노프는 자신의 꿈은 교향곡을 쓰는 것이라 하지만, 스승인 그는 그것을 꾸짖고 결국 둘의 사이는 갈라 진다. 보란듯이 교향곡을 써서 스승을 찾아뵙고 싶었던 라흐는 자신의 첫번째 교향곡이 완벽한 실패로 끝나자 그에 절망하게 된다.

쯔베레프였으면, 잘했다고 했을 것이다. 자랑스러워 했을 것이다. 니콜라이는 라흐마니노프를 위로하고, 라흐는 쯔베레프의 묘비에서 그에게 감사함과 죄송스러움을 담아낸다. 그렇게 마음을 열게된 라흐는 니콜라이에게 상담을 시작하게 되는데, 니콜라이는 라흐에게 당신을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고,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주문처럼 외우게 한다.

그리고 다시 작곡을 시작한 라흐마니노프. 점점 나아지고 있던 상태와 다르게 갑작스럽게 불안해 하며 미쳐가는 라흐마니노프에, 니콜라이는 뭔가 잘못됐음을 깨닫는다. 문득, 왜 그는 곡을 쓰고 싶은가, 생각이 든 니콜라스는 라흐마니노프에게 찾아간다.

한편, 라흐마니노프는 니콜라이 달이 자신을 치료하는 것을 연구의 일환으로 이곳저곳에 게재할 것을 약속하는 편지를 보낸 것을 알게 되고 이에 분노한다. 니콜에게 나가라고 하는 라흐

[스포주의]

짐을 싸서 나가려던 니콜라이는, 자신이 왜 라흐를 치료하고 싶어했는지 말한다. 미국에 가서 자신이 심리학자로써 아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망연자실했을 때, 자신을 위로해준 한 소년의 피아노 연주. 그 소년이 라흐마니노프였다.

자신의 상처를 얘기해준 니콜라이에게 라흐는 동질감을 느끼며 다시 마음을 열게 되고, 상담을 이어간다. 조금 더 근본적으로, 자신이 왜 교향곡을 써야 하는지 말해주는 라흐마니노프의 과거.

아버지의 학대와 아픈 누나. 그리고 음악을 배우고 싶었던 자신.

마지막에 라흐마니노프는 치료를 마무리 짓고, 교향곡을 써내려 간다.

자신의 두번째 교향곡은, 니콜라이 달에게 헌정한다.

6. 추가 토크

무대가 너무너무너무!!!! 예쁘다. 그리고 연출도 너무 좋다. 무대 양 쪽에 있는 각자의 공간에서는 각자의 이야기가 진행되고, 가운데에서는 둘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빛도 적절하게 잘 사용하고, 그렇다고 너무 어둡지도 않아서 보는데 부담이 적었다. 오른 쪽에 있는 피아노가 라흐의 방인데, 배우가 피아노를 치는 부분도 있지만, 주로 오케스트라가 치고 배우는 감정을 이어간다. 어쨌든 배우도 피아노를 어느정도 익혀야 하니 대단할 따름.. 광염소나타에서도 그렇게 대단하다고 여겼는데..

처음 니콜라이가 등장 할 때는 객석 왼쪽 통로에서 등장하고, 마지막에 헤어질 때는 오른 쪽 통로로 나오는데 역시 객석에 배우들이 오는게 난 너무 좋다. 가장 좋아하는 파트는 역시 마지막. 니콜이 떠나고 오른쪽 자신의 방에서 피아노 연주를 시작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솔로가 끝나고 일어나 지휘를 시작하는 순간 뒤에 있는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시작하고 관객들은 그의 두번째 교향곡 발표 현장에 함께 있게 된다.

객석 통로에서 천천히 등장하는 니콜라이는 그런 라흐를 보여 웃어보이고, 둘의 시선도 마주친다.

그리고 마지막 교향곡의 지휘를 끝내며 극이 막을 내린다.

 

정말 너무 좋았다. 극도 좋고, 연출도 좋고.. 오케스트라는 더욱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