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뮤지컬 리뷰

[뮤지컬 리뷰] 최후진술, 2020 간단 후기

호기심을 품고사는 중 2020. 6. 4. 16:26

1. 애배극/귀호강극/서사만족

2. 관극회차 : 4/26, 5/3

3. 관극 조합:

갈릴레오 : 백형훈 / 윌리엄 : 최민우, 최성욱

 

 

4. 시놉시스

5. 간단리뷰

이 얼마만에 보는 서사가 완벽한 극인지 ㅠㅠ 이 극은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주장하여 종교 재판을 받는데서 부터 시작한다. 지구가 모든 것의 중심이라 생각했던 과거의 이탈리아. 그는 재판을 받고 종신형에 처했다가, 천동설을 지지하는 속편을 씀으로써 회개를 하겠다고 하고 속편을 작성을 하기 시작한다. 피렌체의 집에서 잠이 들었던 갈릴레이느 눈을 뜨니 자신의 꿈속에 있는 코페르니쿠스를 만나 대화를 하고, 이후 자신은 죽은 것이며 그를 심판을 하는 항구에 데려다 준다는 셰익스피어를 만난다.

작년이었나, 재연을 처음 보고서 극이 상당히 짜임새 있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작년만해도 서너번을 봤었고, 올해 돌아온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다행히 만족스럽게 보게 되었다. 단테의 신곡과 어떻게 보면 비슷한 감이 있는 극이다. 단테의 신곡은 지옥의 다음 단계로 가면갈수록 그 지옥에 해당하는 유명인들이 나오는데, 최후진술은 지옥이라기 보다는 무의식의.. 그러니까 죽음의 공간에서 재판을 받기 전까지 그 사람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사람들이 나와 넘버를 구성한다.

갈릴레이와 셰익스피어, 64년생 슈퍼스타!라는 넘버가 나오는 이 극. 셰익스피어는 갈릴레이보다 먼저 죽어서 갈릴레이가 죽음의 문턱에 오게 되자 그를 재판이 이뤄지는 항구까지 안내하는 인도자가 된다. 이 극은 2인극인데, 셰익스피어 역할을 하느 배우는 카멜레온과도 같다. 셰익스피어였다가, 코페르니쿠스, 프톨레마이오스가 되기도 한다. 신 ‘프레디’가 되기도 하고, 존 밀턴이 되기도 한다. 그 순간순간 바뀌는 묘미가 너무 재미있어서 셰익스피어 배역은 항상 기대를 하고 본다.

개인적으로 이 극이 좋은 이유는, 바로 친절하기 때문이다. 극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모든 것이 이해가게 되는 스토리이고, 서사 구조의 떡밥 회수가 장난 없다. 사실 큰 떡밥이라 할 것은 없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 극이 극중 화자가 2명이라는 것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극의 주인공인 갈릴레오가 이 극의 화자지만, 결국 셰익스피어가 극을 마무리 하면서, 갈릴레오를 언젠가 써 내려갈 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끝맺음 하는 것으로 봐서는 셰익스피어 또한 이 극의 화자가 된다. 그래서 극에서 갈릴레이가 사다리에 올라가 별들을 바라 보며 있을 때, 극을 마무리 짓는 셰익스피어에게서 이 극이 완결됐음을 강하게 인지 받는 것이다.

이 극에서 신기했던 또 하나의 부분은 카타리나. 중간에 관객석에게 새장을 건내주는데, 이 새장을 두 배우가 받기 위해 노래를 불러준다. 온갖 애교와 손편지까지.. 좀 부럽다.. 어쨌든 이 새장이 누구에게 가느냐에 따라 다음 넘버가 정해진다. 셰익스피어에게 가면 “아임 어 댄서”라는 경쾌한 노래가 시작되고 갈리레이에게 가면 “비극 작가”라는 곡이 시작된다. 이번 시즌에 아직 비작을 못들어서 너무 슬프다..

또 이 극의 조명 활용을 상당히 좋아한다. 맨 처음 극이 시작될 때 타이밍에 맞춰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조각에 조명이 비춰지는 것도 좋고, 로사리오에서 장미 정원에 노란 빛과 그림자도 좋다. 벽에 별을 수놓았다가, 사다리 위에 갈릴레오가 올라갔을 때 집중되는 부분이라던가, 갈릴에오가 먼저 죽은 자신의 딸을 만나는 장면에서 딸이 아빠를 피하는 장면도 조명으로 소화했다.

관객과의 호흡도 좋다. 사실..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공연은 진짜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적당한 율동이 있고.. 무엇보다 관객들이 그냥 다 따라해서 안하는 내가 얼른 따라하게 만드는 묘미도 있다^.^ 그리고 매번 바뀌는 현장감 (+애드립 등)에 보는 회차마다 재미가 있다. 물론 내가 본 회차들만 그랬을 수도 있고..

커튼콜 뒤에 스페셜 커튼콜도 있어서 좋아하는 넘버를 기록하기에도 좋은 공연이다. 5월말까지 하는 극이니 꼭 다들 보길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