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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리뷰, 덧없이 가는 시간속에도 사랑은 꽃이 핀다

호기심을 품고사는 중 2020. 12. 26. 11:39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 데이빗 핀처 작품

 

<영화 소개>

원제는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이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했다.

직역하면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이야기' 정도 되겠다.

우리나라 영화 제목은 아예 줄거리의 핵심 포인트를 털어놓고 시작한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흘러 간다'

이 영화도 데이빗 핀처와 브래드 피트의

조합이 낳은 결과이다.

아카데미상도 3개 부문이나 수상을 했지만 정작 브래드 피트가 바랬을 주연상은 운명을 피해갔다.

그도 이 영화를 찍으면서 운명이란 것이 인위적인 노력이나 조작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을 터이니 아쉬움은 덜했을 것 같다.

전작 '세븐'이나 '파이트 클럽'에서

폭력과 스릴러를 잘 섞어

세기말적 경고를 던져주었던 데이빗 핀처 감독은

이 영화에서는 좀 더 인생 전반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영화 내용, 스포 있음>

벤자민 버튼이란 한 사람의 인생의 시간이

거꾸러 흘러간다는 에피소드를 토대로 풀어나간다.

쉽게 말해 벤자민 버튼이란 인물이 80세로 태어나

거꾸러 1세가 되어가면서 겪는 이야기다.

몸은 작지만 80세의 신체상태로 태어났으니,

그 시작부터 순탄할리가 없다.

처음 아버지의 손에 버림 받고,

천사와 같은 양모, 지인, 애인, 친구 들을 만나가면서

겪는 파란만장한 이야기이다.

전체적으로 사람의 운명이란 것이 한 순간의 다름이나

시시한 선택으로 인해 얼마나 크게 달라질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 그 기원이나 저주가

관련 없는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주제가 '운명과 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

서로 다른 운명 6가지로 이 영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운명 1> 시계공의 가족사는 어떻게 버튼의 운명에 영향을 끼쳤을까?

이 영화는 이 전설과 같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영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라 길게 설명한다.

한 눈먼 시계 장인이 있었다. 눈은 보이진 않지만 시계 제작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을 가진, 말 그대로 장인이다. 그에게 또 하나의 희망, 아들이 생겼다.

그런데 때가 1차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때라 건장한 청년이었던 그의 아들도 파병을 나간다.

그리고 돌아온건 그의 유골뿐. 그 때 부터 그 시계공은 슬픔에 찬 세월을 보내고, 마지막 혼신을 다해 시계 하나를 만든다. 그 시계는 정부에서 특별 주문한것이었고 중요 역사(station)에 걸릴 시계였다.

당시 대통령이던 루즈벨트도 그 제막 행사에 참석하는데.. 모습을 드러낸 시계는 바늘이 거꿀러 돌아가고 있다. 모두가 놀라하는 중에 시계공은 설명한다.

자신의 아들이 혹시 살아돌아올지 모른다는 기대로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었다고.

그리고 그 저주의 주사위는 버튼에게 던져진다.

운명2> '데이지'가 차에 치이는 순간

운동화끈을 10초, 5초라도 늦게 매웠다면,

그녀를 태운 택시기사가

5초라도 출발을 늦게하거나 빨리했다면

그녀가 외출 준비하는 사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등

그 경우의 수는 너무도 허다할 그 몇초의 순간 들이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데이지는 사고로 결국

화려한 발레리나의 꿈을 접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20대의 철없는 방황도

끝을 낼 수 있게 된다. 반 강제적으로.

사실 어릴 때부터, 그 사고가 있던 순간까지도

그녀의 마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것은

버튼이었다.

불운한 사고로 인해 항상 마음에 품고만 있던

버튼에게 돌아오는 계기가 된다.

그 운명의 끝은 누가 결정하는가.

그 수많은 경우의 수는 누가 만드는가.

내가, 당신이, 아님 어떤 초월자가?

운명 3> 벤자민 버튼과 아버지 토마스 버튼

벤자민은 아버지 토머스 버튼의 인생에서는 비극의 출발점이다. 버튼을 낳으면서 아내는 죽고, 자식은 '괴물'의 몰골로 태어났으니. 아버지의 심정이 오죽했겠나. 바로 그 아이를 품에 안고 밖으로 뛰쳐나가 어느 집 현관 계단 앞에 놓고 도망가 버린다.

그러나 후의 벤자민의 삶을 돌아보면 아버지의 유산이 큰 역할을 한다. 아버지는 단추(버튼) 공장장 사장이다.

집안 대대로 단추 사업을 했다. 제법 유산이 있다. 아버지는 죽으면서 모든 재산을 벤쟈민에게 물려준다. 그는 평소에도 벤자민의 주변을 떠돌며

그가 커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재산은 후에 버튼이 데이지와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고, 그녀와 딸을 위해 막대한 후원금을 마련해 줄 수 있었던 원천이었던 셈이다. 벤자민 자신도 평생 돈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으니.

 

 

운명 4> 버튼과 엄마(퀴니), 양로원 사람들과의 만남

어린 벤자민의 버려진 곳은 다행히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던 양로원이었다. 만약 계단에 버려져 있던 버튼을 퀴니가 데리고 가지 않았다면 그의 인생은 거기서 끝이 날 수도 있었다. 퀴니의 남자 친구 웨더도 세익스피어를 좋아하는 마음씨 좋은 요리사였고, 그 곳에 살고 있던 메이플 할머니, 번개 7번 맞은 할아버지, 피그니 족 출신의 난쟁이 친구 등 그는 그 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인생을 배워 나간다. 한마디로 버튼이 삶의 초반을 살아가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던 셈이다. 신이 그만의 인생을 준비해 놓으신 것이다.

운명 5> 마이크 선장, 이름모를 첫사랑 그리고 인생의 여인

이제 버튼의 삶을 더욱 성숙시켜줄 인물 들이 등장한다.

바로 마이크 선장이다. 마이크는 버튼에세 새로운 세상을 구경시켜준 인물이다. 일자리를 구해 알선소에서 대기하던 버튼은 아무도 가지 않으려 했던 뱃일에 나서게 된다. 그 곳에서 만난 인물이 마이크 선장이다. 마이크를 통해 술과 여자를 배운다.

그리고 원양항해를 하던 중 정박한 한 호텔에서 그의 첫사랑을 만난다. 그녀는 이미 가정이 있는 중년의 여인이었는데, 그 호텔에서 시작하고 끝이 나는 짧은 사랑을 나누고 편지 한통 남겨두고 떠나간다.

그러나 이들은 벤자민의 삶을 숙성시켜줄 과정 속에 스쳐가는 인연들이었다.

그에게 있어 최고의 인연은 데이지였다. 데이지와의 엇갈린 운명, 헤어짐, 재회를 통해 그는 삶의 아픔을 배우고 사랑을 깨닫고 아버지의 마음을 배운다.

운명 6> 이제 마지막 운명, 딸과의 만남이다.

인생은 자신만의 삶이 다가 아니다. 내가 지금 사는 것은 내 부모가 살아온 삶의 흔적을 일정부분 되물림 받아 걸어온 길이고, 나의 삶도 나의 자녀들이 일정부분 되물림 받아 걸어갈 것이다.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버튼은 데이지와의 사이에서 딸을 갖게 되고, 그녀의 존재는 버튼이 자신이 살아가야 할 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되는 계기가 된다. 그는 남들과 다르게 거꾸로 시간을 달려가고 있고 그는 언젠가 딸보다 나이가 어린 아이가 되어 갈 것이다. 그는 과감히 떠나간다. 데이지와 딸이 자리 멀찍이서 지켜보고자 한다.

그러나 시간이 가며 그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든다. 결국 데이지가 갓난아이가 되어버린 버튼의 죽음을 지켜보게 된다.

 

 

운명,

찰나의 순간이 모든 삶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운명의 순간에도 벤자민의 선택과 결심이 또다른 운명을 불러온다.

그가 겪었던 수 많은 운명과 만남처럼.

인생은 만남과 인연,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 말미에 벤자민이 만났던 사람들이 클로즈업 되며

그 들의 삶을 한 컷씩 설명해 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 들 역시 제각기 다른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 살아갔다.

어떻게 살아가야 잘 산다는 명확한 답도 없다.

알 수 있는 건 바로 지금이고, 그 앎 가운데 남는 것은

내가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실만 남을 뿐이다.

주어진 운명 가운데 자기를 찾아 살아가는 것.

틀에 박힌 삶이나 운명에 순응하는 삶이 아닌

모든 인연을 진실되게 대하는 것,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는 것,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

나만의 '독특한 extraordinary' 삶을 용기 있게 살아보는 것 만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단지 두려움만이 나를 세상속에 운명의 노예로 만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