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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알렉산더, 2020 간단 후기

호기심을 품고사는 중 2020. 6. 4. 16:25

1. 추천받아 보러 간 극

2. 관람회차: 5/5

3. 관극조합 :

빌리/고우트 : 노윤 / 알렉산더/대니 : 김준영

 

4. 시놉시스

5. 간단리뷰

최근에 자키 (jockey) 관련 영화였던 라라걸을 봐서 그런지 지인이 이 극을 추천했을 때 오?하고 보러갔다. 여여 조합도 있었지만 지인의 추천으로 가는만큼 지인의 애배 조합으로 보러가자고 마음먹고 간 회차. 어린이날이라 그런지 앞자리는 표가 없어서 아예 뒤에서 마음 놓고 보자고 생각하고 간 회차였다.

일단 표는 잡았는데,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지 감이 안잡혔던 이 극. 일단 알렉산더라는 배역은 자체가 말이기 떄문에 말의 역할을 배우들이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하면서도 걱정되었던 극이다. 왜냐면.. 이입해서 보다가도 아 근데.. 말이잖아... 하는 생각에 현타가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박정아 작곡가가 참여한 극이기 때문에 넘버 또한 기대를 많이 하면서 갔다.

극의 리뷰를 하자면.. 거시적인 관점과 미시적인 관점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미시적으로 보면 힐링물이다.

자신의 신조를 지키기 위해 상품성이 없는 말을 처분하는 사장 밑을 떠나 도망친 조교사 빌리. 그의 동료이자 오랜 친구였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 대니얼. 경주마였던 어머니처럼 달리고 싶으나,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뛸 수 있는 것을 숨기고 마차를 끄는 말이 된 알렉산더. 경주마처럼 뛰고 싶은 고우트. 빌리는 세상에서 도망쳐 와 숲에서 절벽까지 달리는 말인 알렉산더를 보게 되고, 그에 반해 그를 경주마로 데리고 간다. 바로 레이스에 달리게 하는 것이 아닌, 천천히 훈련과 교감을 통해 달리여 했던 빌리와 달리 사장과 대니얼은 돈이 급하게 되고, 신성처럼 등장한 알렉산더에 사람들은 열광하게 된다.

그렇게 여러 레이스를 출전하던 알렉산더는 비오는 어느 날 경주에서 미끄러져, 자칫 영영 뛸 수 없는 큰 부상을 갖게 된다. 알렉산더의 마지막 출전에 빌리는 서둘러 그를 구하러 가서 울타리를 열어보내려 하지만, 알렉산더가 거절을 한다. 이미 대니얼도 와서 그 문을 열어줬지만, 경주에서 뛰고 싶어 거절한 알렉산더. 그렇게 알렉산더는 우승을하고, 경주마로써 인생을 살다가 동상이 된다. 대니얼은 서커스에 가서 동물과 인간을 학대하는 공연을 없애고, 그 옆에서 있던 고우트를 입양(?)하여 살게 된다. 미시적으로 보면 참 힐링물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뭐랄까. 정말 인간의 욕심을 끝이 없구나를 알게 한 극이었다. 애초에 말이 학대 받는 것이 싫어서 경마를 떠난 빌리가, 숲에서 자유롭게 뛰고 있는 알렉산더를 발견하고, 그의 엄청난 재능을 보고 자신의 마지막 경주자 조교라고 생각하고 데려온 것부터 맘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경주마들이 학대 받는 것에 치를 떨며 도망쳐온 사람이 그 구덩이로 굳이 알렉산더를 데려간다니. 그것도 파산(해체) 직전인 경마단에 데리고 오면 당연히 뻔하게 상품화될 거란 생각은 안해봤을까.. 그저 자신이 발견한 새로운 말이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고, 결국 자신의 조교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 되기 위함이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알렉산더는 자신의 어머니 경주마로부터 절대 달리는 재능을 들키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어머니는 경주마로써 알고 있었다. 경준마의 끝이 어떻게 끝나는지. 공교롭게도 어머니는 대니얼이 극 시작에서 사장의 오더로 총으로 쏴죽인 말이다. 빌리는 말렸지만, 결국 말은 죽고 이것을 계기로 빌리는 도망쳐 나온다. 그리고 숲에서 마주한 알렉산더. “난 너를 알아”로 시작하는 넘버는 분면, 빌리가 알렉산더의 어미를 데리고 있을 때 알렉산더를 임신하고 출산했겠지. 경주마의 소질이 없다고 맨처음 판단한 것도 빌리가 아니었을 까 싶다.

극에는 서커스 이야기가 나온다. 서커스에서 추락한 늙은 영감에 대해 그 누구도 연민을 가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늙은이가 경주마로써 황금기가 지난 경주마의 이야기라면 어떨까. 그 누구도 이 말에 연민을 품지 않는다. 그저 그렇게 죽어간다. 그렇게 사라져간다. 대니얼을 이 곳에서 돈을 벌기 위해 잡일을 같이 한다. 그러면서 그가 보았던 것이 이 장면이 아닐까. 결국 소모품처럼 사라지는 한 인간의 죽음으로 자신이 운영하던 경마단의 말들을 다시 보는게 아닐까.

 

알렉산더는 처음 경주마가 되어 달리고서는 자신의 친구였던 고우트를 만났지만, 고우트는 꽃으로 뒤덮인 옷은 어딨냐고 묻는다. 우승마가 아니었던 알렉산더에게 꽃옷이 있을 리 없고, 알렉산더는 그 꽃을 입기 위해 마지막 경주에 참가하고 결국 우승한다. 다만 꽃으로 휘화찬란하게 뒤덮힌 알렉산더가 다시 숲으로 가자 숲은 글르 반기지 않는다. 자연의 것이었떤 꽃이 잘라져 생명을 잃은채 그의 옷이 되어 있는데 어찌 반길까. 그렇게 갈 곳이 없어지나 알렉산더.

마지막에 알렉산더는 결국 죽어서 동상이 되고, 빌리는 양 눈이 먼채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있다. 아마 마지막은 빌리가 죽는 장면일 것이다. 알렉산더와 정신적으로 얘기를 할 수 있던 샹들리에가 켜진 암흑의 공간에서 그는 죽었던 알렉산더를 재회하는 것으로 극이 막을 내린다.

단순하게 힐링물이라고 생각하고 갔던 나에게 빌리라는 주인공의 양면성은 결코맘에 들지 않았다. 넘버를 생각해 보자면, 솔직히 킬링넘버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넘버의 멜로디는 전부 좋지만, 끝나고 나의 귀에 맴도는 넘버는 없었다. 편안하게 지인이나 가족끼리 보러 가도 좋은 극인것 같다.